솔브드 다이아 달성 후기
Diamond V
드디어 솔브드 다이아몬드를 달성했다. 스트릭 256일이 되기 전에 달성하는 게 목표였는데 좀 더 일찍 끝났다. (달성 당시 212일)
히스토리를 보면 참 재미있는 것이, 플래-다이아 가는 데 걸린 시간보다 골드-플래 가는 시간이 더 길다.
1학년때는 ps에 딱히 재미를 붙이지 못했는데 정확히 말하자면 메이플이라는 악질 게임을 계속 하느라 그랬다. 하루에 6시간씩 사냥을 돌렸었는데… 메이플은 절대 사람이 할만한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점도 있다. 솔직히 뽀록으로 학교 대회에서 2등을 한 후 ps를 열심히 하게 되었는데, 애초에 메이플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다니는 대학도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ㅋㅋ 역시 인생은 그리디가 아니라 dp라고나 할까.
어쨌든간에 ps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대회도 나가보고 하면서 즐겁게 살았다. 그리고 문제 푸는 건 아직 꽤 재밌다. 나의 멍청함에 가끔 화가 나긴 하지만 꾸준히 하면 뭐 꼭 세계 1위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회자되는 이름 정도는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같이 대회를 돌아준 팀원 dosawas, hssong 에게 감사를…
영어 이슈로 트롤링을 해서 미안하던 때도 있었고, 고민하던 문제를 풀어서 같이 기쁨을 나눌 때도 있었고, 카이스트 대회 덕에 빵 투어도 하고… 덕분에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시작은 랜덤매칭(?)이었지만 좋은 팀원들 덕에 ICPC 본선 구경도 해보고, suapc에서 상도 받았다.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하이아크에도 감사를 전한다. 대학교에 와서 ps를 처음 접했는데, 하이아크가 없었다면 이런 기쁨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오래오래 롱런해서 50년, 60년 뒤에도 남아있는 틀딱 학회가 되길~ 망하면 가만 안 둔다. (다음 학기는 나한테 달려있겠지만;;)
티어작을 하면서 좋았던 알고리즘들
- 네트워크 유량
- 그래프 그리는 것도 재밌고 티어도 높게 쳐준다.
- 스프라그-그런디
- 꽤 최근에 배운 정리인데 생각보다 써먹는 방식이 재밌다. 아직 수박 겉핥기 수준으로만 알긴 하지만…
- 구현 난이도에 비해 티어를 높게 쳐준다. 대신 생각할 거리는 좀 있다.
- 다이나믹 프로그래밍
-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dp… 처음 감을 잡는 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알고 보니 개념은 굉장히 별거 없음
- 그런데 최적화 방식이 굉장히 다양하다. 일단 컨벡스 헐 트릭이랑 분할정복 정도만 클래스에 있어서 찍먹했는데 이런걸 개발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천재인걸까 ㅋㅋㅋ
- 아이디어가 워낙 다양해서 플래급은 정복하지 못했다… 아마 영원히…
사실 골드도 좀 빗나갈 때가 있긴 한데…
- 세그먼트 트리
- 명불허전. 난 ett랑 섞어서 쓰는게 재밌는 것 같다.
- 활용도가 미쳐 날뛴다. 아니 이것도 세그로 푼다고??? 싶은 문제가 계속 나오는 매직… 굉장한 학생(#2336) 이 문제는 정말 굉장했다.
- 슬슬 금광세그나 pst도 건드려볼까 고민 중
- 트라이 (아호-코라식)
- 개인적으로 재밌는 자료구조라고 생각한다.
- 아호코라식은 kmp랑 원리는 비슷하면서도 구현은 꽤나 다른 느낌. 접두사-접미사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다음 목표…
우선 코포 블루를 좀… 가야 하는데… 왜 못 가는 거지??????
블루 퍼포를 못 찍는 건 아닌데, 대회별로 편차가 너무 심해서 민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구현 실력이랑 아직 내부적으로 쌓인 웰노운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그보다도 애초에 귀찮아서 대회를 잘 안 치긴 한다. 근데 이제 솔브드 티어작도 끝났으니까 어지간하면 나가보려고 한다. 요새 너무 플래 집약적으로 풀어서 설렁설렁 실~골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겸사겸사 버추얼도 좀 치고…
클래스 8도 채워보려고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아마 PST랑 FFT가 될 것 같다.
근데 알고리즘을 팔수록 ‘그래서 이걸 어따 써먹지?’ 같은 생각이 든다. 이제 3학년이라 슬슬 진로 고민을 해야 하는데, 놀고 먹고 ps만 하느라 프로젝트 경험도 없는데다가 사실 내 성향이 개발자랑 그리 잘 맞지도 않는 것 같고, 대학원은 막상 알아보려니까 이게 맞나 싶다. 이럴거면 컴공 왜 왔지… ps하러?
이대로는 진짜 안 될 것 같아서 휴학을 하긴 했는데 3달정도 고민해 본 결과 여전히 모르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실 개인적으로 하고싶었던 건 많아서 하나하나 해보고 있다. 최근에는 드럼도 배우기 시작했고, 그림 연습도 하고, 내 오랜 염원인 웹소설 작가-는 스토리 구상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새벽에만 끄적이고 있다. 어쨌든간에 문제는 개발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개발도 찍먹을 좀 해야 하나?
그냥 평생 대학생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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